삼성경찰, 그들의 야만에 죽어가는 민주주의
오늘 우리는 죽어버린 민주주의의 모습을 목격했다. 생존권을 박탈당해 거리에 내 쫓긴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가졌던 출범의 자리는 삼성경찰의 날선 폭력 앞에 현수막조차 제대로 펼 수 없었다. 십 여대의 경찰버스와 수 백 명의 전경이 경찰청 본청을 에워싸고 있었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도 전에 날카로운 발톱의 독수리가 먹이를 포획하듯, 경찰은 노동자들을 연행했다. 그들은 삼성 에스원 세콤 노동자연대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을 정확하게 찍어서 체포했다.
삼성공화국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오늘 삼성경찰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다. 오늘의 사태는 기자회견도 불법으로 간주하면 검거하겠다던 그들의 방침과 또 다른 형태였다. 왜냐면 기자회견을 위한 현수막을 펴기도 전이었고 마이크가 앰프에 꽂히기도 전이었다. 경찰청을 에워싼 경찰들 앞에서 어떠한 불법도 일어나기 전, 우리는 저들의 폭력에 의해 무방비로 짓밟혔다. 끌려가는 노동자를 보호하려던 여성은 바닥을 굴렀고 군화발에 밟혀 손톱이 깨졌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울부짖는 참가자들 앞에서 경찰은 자신만만한 조소를 날렸다.
그들은 오늘 오후 3시에 예정된 삼성본관 앞의 예정된 집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삼성에스원 세콤 노동자들을 표적 연행한 것이다. 삼성이기에 가능한 일, 삼성경찰이기에 가능한 일을 벌인 것이다. 잘못된 유권해석이 담긴 종이 한 장으로 1700명의 생존권을 날려버린 그들이, 삼성본관 앞의 집회를 막기 위해 유령 집회 신고를 대리해주면서 유착해온 그들이, 오늘 경찰청 앞의 만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참지 않을 것이다. 오늘 경찰이 저지른 불법과 폭력 그 밑에 깔린 관경 유착의 고리를 폭로하고 단죄하기 위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저들에게 삼성본관 앞의 집회가 그렇게 두려운 것이라면, 수 없는 밤을 새워서라도 삼성공화국의 앞마당이 잊혀진 소수자들의 것이 되도록, 쫓겨난 노동자들의 신문고가 설치 되도록, 버려진 민주주의가 다시 서는 기념비적인 장소가 되도록 만들어 내고야 말 것이다.
삼성경찰이 오늘 쓰러뜨린 민주주의는 돌아오는 화살이 되어 그들의 심장에 가서 박힐 것이다. 쫓겨나고 짓밟힌 노동자들, 사회적 약자들의 억눌린 함성이 무섭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삼성경찰은 삼성본관 앞 오후 3시 집회 전에, 삼성에스원 세콤 노동자들과 삼성에스원 공대위 대표단을 즉각 석방하라. 그렇지 않다면 삼성본관 앞의 집회를 두려워하는 본심이 이 사회에 여과없이 드러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7년 1월 19일
삼성 에스원 특수고용노동자 1700명 대량해고 규탄과
삼성 경찰 유착 진상규명,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
(노동자의힘,다산인권센터,다함께,대안연대회의,문화연대,민주노총,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화를 위한전국교수협의회,삼성에스원세콤노동자연대,이윤보다인간을,일하는사람들의희망민주노동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연합이마트분회,전국언론노동조합,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인권단체연석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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