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현장, 오욕의 무법지대
노동자들 "오죽하면 서울와서 기자회견 하겠나" 하소연
윤보중 기자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간지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그런대 대구지역 노동자들이 8일 서울에 있는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대구지방 경찰청장을 규탄하는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열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 제목은 '벼랑 끝 건설노동자 교섭에 경찰청장 왜 개입하나?'
경찰의 개입이 교섭 장기화의 원인인가 ?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분쇄하기 위한 경찰의 작태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6월 3일 대구지방 경찰청 명의의 협조문이 건설현장 곳곳에 뿌려졌습니다. 내용은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으니 현장에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의 파업대오가 들어오면 곧장 경찰서로 연락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이외에도 타워크레인 점거를 우려해 현장 출입문은 철저히 단속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건설노조 관계자는 "쟁의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장관리자들이 의도적으로 싸움시비를 걸어오고 있다"며 그 경우 "5분도 안되어 경찰이 출동해 당혹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회사의 고소가 없이도 업무방해 혐의로 노조원들을 소환하는가 하면 행위당사자가 아닌 대구노조 위원장에게 출두요구를 남발하고 있다.
현재 임금협상이 예정되있던 6차 교섭이 대구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의 집단 불참 사태로 말미암아 7차교섭으로 연기된 상태이다.
이에 건설노조는 "2000명 이상의 건설노동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 앞에서 대구지역 전문건설업체가 교섭을 장기화하는 이유는 경찰의 편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경찰의 노조탄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구지역 무관심이 서울로 향하게 했다
2005년 정부 통계상으로도 전 산업노동자들의 임금이 평균 8% 인상된 것에 건설노동자는 -0.8%로 임금하락이 이루어 질만큼 건설노동자의 삶은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다.
또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의 만연, 주당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임금 체불, 야간 근로, 주휴수당, 퇴직공제 등 기본적인 법 준수가 잘 안되고 하루 평균 두명의 산재노동자가 발생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이들은 생계를 위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에서 올라온 건설노동자 박보현씨는 "사용자에게 임금을 올려달라, 근로조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가는 "너희는 필요없다. 외국인들 싸게 주고 쓰면 된다"라고 대꾸하며 "오히려 면박을 주기가 일쑤라며" 사용자들의 태도에 격분했다.
이어 박보현씨는 유독 대구지역에서만 건설노동자들이 파업을 진행하는 것 같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건설노동자들이 싸우는 이유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라고 답해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주일 넘게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구시민들조차 건설노조가 왜 파업을 하는지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고 밝힌 뒤 "월드컵으로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한데다, 대구지역 언론들은 아예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 지역의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 전문건설업체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근절하고 임금협상에 성실하게 나설 것 △ 현장의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은 현장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활임금을 보장할 것 △ 정부는 대구지방 경찰청장의 소위 [협조문]사건을 엄중 문책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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