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난기류에 휘말려 방향을 잡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진원지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이다.
이번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되찾는 듯했던 미국 주식시장은 지난달 31일 다시 크게 하락했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아 주요 기업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큰 폭 오름세를 나타냈던 미국 뉴욕 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불안감이 재부각되면서 다우지수가 1% 이상 하락했다.
◆ 태풍의 눈 `서브프라임 모기지` =
미국 금리 상승과 주택 가격 하락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근거로 발행한 각종 담보증권 가격이 폭락하자 투자기관 손실이 급증했다.
아울러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코프의 파산 가능성과 소우드 캐피털의 거액 손실 발생에 따른 투자자산 매각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번주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부실로 미국 주택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는 염려와 기업들의 채권 발행 금리 상승으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염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이 급랭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입 매수를 통한 자금 조달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그동안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됐던 기업 인수ㆍ합병(M&A)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염려가 증가하게 됐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함에 따라 위험회피 경향이 나타났고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곳에 투자한 소위 `엔캐리 자금` 청산론도 고개를 들고 나왔다.
◆ 전문가 의견 엇갈려 =
월가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후폭풍의 심각성은 인식하면서도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 형성된 금융시장 불안이 대체로 기조적이기보다는 단기 조정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소 우세한 편이다. 경제 펀더멘털이 악화된 데서 왔다기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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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 중개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급락한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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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경제 위기라기보다는 유동성 위기라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석학인 케니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세계 금융시장은 강한 글로벌 경제 성장과 견조한 기업들 수익을 바탕으로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사태를 충분히 소화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낙관론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잔액이 1조2000억달러 정도로 전체 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미미해 이 중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신용 경색으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금융시장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리처드 번스타인 메릴린치 수석투자전략가는 "유동성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진단한 뒤 서브프라임 모기지 자체보다 유동성 축소가 더 큰 문제라면서 방어적인 투자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