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꿈을 배반한 민주노동당을 떠나며
존경하는 울산시민 여러분, 울산 노동자 여러분.
저희들은 오늘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며 우선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민주노동당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튼튼한 집으로 만들라는 노동자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자 서민의 생활 속의 진보를 실현하라는 시민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은 지난 시기 당내 갈등과 진보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도 당을 지키고 혁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통일지상주의 정당, 편향적 친북정당, 탈법·편법 회계운영에 눈감는 부도덕한 정당, 반민주적 패권주의 정당이 되고 말았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꿈을 배반하는 정당이 되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크고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정치적 생명이 다한 민주노동당을 떠납니다.
지난 대선에서 3%의 득표율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들의 냉혹하고 준엄한 심판이자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의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2월 3일 임시대대는 대선참패를 부정했고, 변화와 혁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당이 자정능력을 상실했고 혁신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이는 민주노동당 스스로 ‘노동자 서민의 희망이 아니다’는 사망선고를 내린 것입니다. 저희들도 공동의 책임이 있습니다. 다수파가 된 그들이 편향적 친북주의자들임을 알면서도 함께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진보정당 활동을 통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설령 변하지 않더라도 노동자 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의 틀 속에서 ‘노동자 중심성’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8년의 경험에서 그것이 명백한 오류였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대중을 진보정당으로 적극적으로 조직화하여 노동자당의 정체성을 지켜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실천적 과오’와 편향적 친북주의자들을 변호하며 노동자 민중을 기만한 점은 우리가 그들과 같은 공범자임을 입증해 줍니다. 2004년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우리의 지지층에서 적색경보를 보냈음에도 당권파인 자주파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우리는 당이 깨질까봐 침묵으로 ‘담합공조’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들과 헤어짐으로써 실천적으로 용서를 구하고 노동자 민중에게 다가가는 진정한 진보정당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저희들은 실패한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진보정치운동의 길에 나서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다양한 토론과 진지한 논쟁은 온데간곳 없고 오로지 비공식라인의 ‘지침’ 만 살아 있는 반민주적인 조직운영을 극복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에만 의존했던 편협한 민주노동당식 노동정치를 극복하겠습니다. 우선 민주노동당 탈당자와 진보정치를 원하지만 편향적 친북주의자들과 함께 진보정치운동 하는 것을 꺼려했던 여러 세력과 뜻을 모아가겠습니다. 노동자 정치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절대적 약자로 남아 있는 비정규직과 영세중소사업장 노동자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여 신자유주의 10년의 시대상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새로운 진보정치운동의 길에 나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울산시민 여러분, 울산 노동자 여러분.
오늘 3명의 노동자 출신 지방의원과 울산지역의 양대노총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은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함께 했습니다. 오늘의 마음을 잊지 않고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을 열어 가겠습니다. 새로운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과 소망을 담아 비정규직 노동자, 도시 서민, 이주 노동자, 여성, 장애인, 성소주자,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정치적으로 대변되고 풀뿌리 정치, 생활 정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진보정치운동의 길을 열어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8년 2월 14일
▣ 노동출신 의원
북구의원(류인목, 박병석), 중구의원 (황세영) : 3명
▣ 민주노총울산본부
이영도(수석부위원장), 이동익(조직국장), 전필원(비정규국장), 이채위(국장), 노옥희(전수석부본부장), 최상범(전사무처장), 최상윤(전사무처장), 김태열(회계감사), 이승근(사무차장) : 9명
▣ 금속노조 및 울산지부
박준석(부위원장), 기아지부 (김용화 울산대의원), 미포조선 (김희섭전위원장, 박종석전위원장, 황동하전부위원장, 윤추봉전사무장, 고광규전수석부위원장, 이상문전부위원장), 세종공업지회 (박희성금속대의원, 권혁윤울산대의원), 덕양산업지회 (강병호전위원장), 한국프랜지지회 (김병오전수석부위원장) : 12명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김광식전위원장, 전부원장 (안현호, 이현우, 조용형, 김권수, 최용원, 김동원), 이재인전사무장, 현사업부대표 (김동찬1공장대표, 장동열변속기대표, 김호규5공장대표), 구현대정공 (하홍권전사무장 및 전울주군위원장, 권혁문전수석부본부장, 강세원전부위원장) : 14명
▣ 현대중공업
김임식(전위원장), 김형광(전부위원장), 허동욱(전부위원장), 홍성률(전부위원장), 전진하는노동자회 운영위원회(전명환의장, 김상기부의장, 황보곤, 김기수, 권진회, 김병조, 김오균, 문영일, 손준열) : 13명
▣ 공공서비스노조
아시아나 항공 (조승현전사무국장), 울산대학병원 (임상구전분회장, 김남일전사무장), 사회보험노조 (박상옥전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 장길동전분회장) : 5명
▣ 화학섬유연맹
대한스위스화학 (박재영위원장), LG화학 (최동경전부위원장), 보광지회 (고명호전위원장), 효성 (최만식전사무국장) : 4명
▣ 사무금융연맹 : 농협 (박병우전지부장) - 1명
▣ 연대노조 (구자관전위원장) : 1명
▣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
이춘식(울산본부비대위원장), 윤선문(사무국장), 박의근(조직부장) : 3명
▣ 전국건설플랜트노조 : 김태경 (비계분회장, 전위원장직무대행) - 1명
▣ 한국노총
카프로 (황대봉위원장, 정성문쟁의부장), SK (이준희화학연맹조직국장, 윤상걸전위원장후보, 이정묵전위원장후보), 삼성정밀 (이동훈위원장) :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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