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삼성 경영쇄신안, 결국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것인가!
4월 22일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동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삼성그룹 소속 금융사업의 경영 투명성 제고와 은행업 진출 포기 등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각종 언론매체들은 일제히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쇄신’이라는 견해를 일반화하며, ‘글로벌 기업 삼성이 컨트롤 타워를 잃게 됐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경영 쇄신안’이 그간 삼성 자본이 저질러 왔던 온갖 악행들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포장해 주고 있다.
그러나 어제 삼성 이건희 회장이 단행한 발 빠른 조치는 결국 ‘재벌 봐주기’로 종결돼 버린 삼성 특검 결과와 거대 자본 앞에 무기력하기만 한 권력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와 사회적 문제제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정치쇼’일 뿐이다.
결국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해 이미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던 이건희 회장의 퇴진 수순이 보다 앞당겨진 것 말고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법적, 실무적 책임을 맡지 않는 회장직을 내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문제의 핵심이었던 이재용의 불법 상속만이 기정사실화 되었을 뿐이다.
또한 계열사 투명경영 또한 지주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이전보다 계열사들을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은행업 진출 포기 또한 ‘자통법’과 보험입법이 예정된 상황에서, 결국 삼성생명 등 기존 삼성의 금융계열사를 통해서 진행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면에서 도대체 뭘 포기했단 말인가!
차명계좌를 동원한 불법 탈세와 수조원의 비자금 조성, 이재용 전무에 대한 불법 경영권 세습, 광범위한 수준에서의 고위 정관계 인사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무노조 경영으로 널리 알려진 노동자들에 대한 철저한 탄압과 노동기본권 박탈 등 삼성의 악행은 여전히 산적하게 남아있고, 현재 진행형일 뿐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는가? 언제까지 노동자 민중을 우롱할 것인가!
지배 권력과의 철저한 결탁으로 당장 불거지고 있는 대중들의 불만을 비껴가기만을 바라는 술수에 더 이상 놀아날 수는 없다. 삼성의 비리에 면죄부만 주는 ‘특검’, 삼성 살리기에 힘을 실어주는 ‘언론’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태를 왜곡하고 은폐할 뿐이다. 삼성의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결성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 주체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근본적인 해결을 고민하는 사회세력들이 연대하여야 한다. 그럴 때만 이번 경영쇄신안의 기만적인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재벌기업의 경영쇄신이 아니라 사회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4월 23일
노동자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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