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평택범대위 '특정 지령 받는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문건...평택관련 공안사건 준비하나
정부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에게 '외부세력'이라는 굴레를 씌워 미군기지이전 반대 운동을 탄압하는 것을 넘어,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특정 지령을 받는다'며 '공안 조직 사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의 회원들만이 받아 볼 수 있는 대외비격 '정책토론회 결과 보고서'를 입수, '(평택미군기지이전의)반대세력은 순수한 주민, 운동권, 그리고 특정 지령을 받는다 믿어지는 핵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부분에 대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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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세력을 '특정 지령을 받는 세력'이라고 밝힌 한국전략문제연구소의 문건
보고서는 안보문제 관련 민간 연구소인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지난 5월 11일, '주한미군 감축/재배치 계획 추진현황 및 발전방향'에 대한 비공개 토론회를 열고 그 주요 내용을 간추려 작성한 것.
토론회 결과 보고서는 평택미군기지이전의 의미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기존의 국방부 주장과 동일하게 되새기고 있으며,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한 조직적 반대운동이 기지이전 사업 추진에 가장 큰 문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반대세력은 순수한 주민, 운동권, 그리고 특정 지령을 받는다 믿어지는 핵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핵심조직이 주민이 지니는 농토애(農土愛)라는 정서와 운동권의 좌경성을 이용ㆍ선동한다"는 부분이다.
'좌경성', '운동권' 등 공안사건에서 자주 인용되는 용어와 함께 사용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특정 지령'이 어디서 부터의 지령이라는 것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견해는 근원적으로 국정원측에서 흘러나왔음이 밝혀졌다.
토론회에서 이 내용을 발제한 세종연구소 이상현 연구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같은 내용을 "국정원 측으로 부터 들었다"고 말했으며, '핵심세력이 누구고, 지령을 내리는 쪽은 누구인지'와 '국정원 측'의 구체적인 정보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연구원의 발언과 발제 대로라면 국정원은 "범대위가 북한으로 부터 특정 지령을 받는다"고 근거 없는 '색깔 선전'을 퍼뜨리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도 범대위를 '외부세력'이라고 선전하는 정부의 논리에 국정원이 깊숙히 개입된 '공안'의 잣대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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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입장에서 이 사진은 '시위대의 자해행위'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또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전개양상에 대해 "반대활동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일정한 전략ㆍ전술하에 부지확보 단계 뿐만 아니라 건축공사, 부대이동 단계에서도 체계적ㆍ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이에 대해 "기지이전에 대한 지지세력을 범국민적으로 구축ㆍ확대하면서 반대 활동의 극단적 핵심세력을 고립, 봉쇄하는 것이 기본 대응원리"라면서 "위의 고립ㆍ봉쇄는 국가정보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운동이 전개되는 정도에 따라 '외부 세력론'을 넘어 '공안 조직 사건'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평택미군기지 반대활동은 시위간 스스로의 자해행위를 군경의 행위로 선전하되 인터넷 동영상에 띄우면서 광주사태 때의 사진을 교차, 국민의 착각을 유도하는 기묘한 선전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5월4일 백주대낮에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명백히 발생한 군ㆍ경의 폭력을 '시위중의 자해 행위'로, 이에 대한 <민중의소리> 등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를 '국민의 착각을 유도하는 기묘한 선전활동'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일개 민간 연구소라고는 하나 당일 토론회가 열린 장소가 국방부 내 '육군회관'이며, 연구소 소장이 예비역 육군 준장(홍성태)이라는 점 등은 이같은 토론회 내용들이 평택미군기지확장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특히 국방부의 기본 인식을 반영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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