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오빠, 할머니, 할아버지
저희의 얘기를 쪼금만 들어주세요.
1997년 IMF로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서 저희 가족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슴니다. 아버지는 충격으로 몇 년을 누워계시다가 어머니가 집을 나가서 더 심장이 안좋아져서 하늘나라로 가셨슴니다. 그 뒤로 저와 어린 동생들은 저기 산골짜기 파란 지붕의 대한빈국 고아원에서 서로서로가 의지하며 배고프지만 그런대로 행복하게 자라와써요.
그런데 갑자기 대한빈국 고아원 노무연 원장은 고아원의 돈 사정이 어렵다고 해써여. 저희도 그전에 고아원에 힘을 보태보고자 나가서 밥값이라도 벌고 싶었지만 못배우고 가난하고, 빽도 없는 저희에게 일자리가 업었어요. 서울대 나온 언니, 오빠들도 취업하는게 하늘에 별따기라고 해써여.
그리고 어느 날 기적같이 노란머리의 부셔 양부모가 고아원을 찾아왔슴니다. 부셔 양부모는 우리에게 참 친절했슴니다. 노무연 원장은 부셔 양부모가 우리를 배부르고 해주고 고아원도 크게 만들어준다고 해써요. 매일매일 쇠고기도 먹여준다고 했슴니다. 쇠고기에 뼈조각도 듬뿍 들어있다고 해써요. 빵만 먹떤 세월을 생각나서 눈물이 나써요. 그 동안의 고생에 하늘이 도와주신다고 생각되써요.
그래서 대한빈국 고아원은 노란머리의 부셔 양부모와 한미FTA를 체결해써요. 부셔 양부모는 저희에게 약속한대로 매일매일 쇠고기를 먹여주었슴니다. 저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부셔 양부모와 한미FTA를 체결했다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대한빈국 고아원에 투자도 마니마니 해써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셔 양부모는 쇠고기를 먹여주는 대신 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부셔 양부모의 소개로 별셋 용역회사에 입사하게 되써요. 그 용역회사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해써요. 부셔 양부모에 이어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다고 하니까 저와 동생들은 아주 마니 기뼛어요.
그러나 일을 해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써요. 오히려 여기저기 쓸일도 마나지고 매일 밤느께까지 일을 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고 하니까 예전처럼 동생들이랑 얘기할 시간도 없었어요. 대한빈국 고아원에서도 이제 돈도 벌고 가족도 생겼으니 알아서 살아가라고 해써요. 밤낮없이 똑같은 자세로 쉴새업이 기계를 돌리니까 여기저기 골병이 들었지만 비정규직이라 산재처리도 안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별셋 용역회사에 월급이 적다고 말해따가 쫓겨날까봐 말도 못하고 이써요. 이만큼 월급이라도 일자리가 업써서 영희도, 철수도 발을 둥둥 구르고 있거든요.
지금 같아선 배고파도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가고 시퍼요. 고아원도 지금은 투자했던 사람들이 단물만 쏙빼머꼬 갑자기 나가는 바람에 문닫기 직전이라고 함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부셔 양부모는 다른 고아원에 가서도 똑같은 짓을 했다고 해요. 믿기 힘들지만 멕시콩 고아원도 10년전에 NAFTA(나쁘다)를 부셔 양부모와 체결해서 고아원에 아이들이 저희처럼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대요.
저희는 요즘 예전에 먹던 빵도 업써서 개미만 퍼머꼬 이써요.
한미FTA가 올해 국회에서 비준이 된다고 해요. 국회비준을 막고, 7월에 시행될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저임금과 노동자의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확대되지 못하도록 도와주세요.
※ 여러분이 모금해주신 모금액은 한미FTA와 곧 협상에 들어가는 한EU FTA가 한국 민중들의 삶을 어떻게 절벽으로 몰아갈지 시민들에게 알려나가는데 쓰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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