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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투쟁 중인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 동지들에게 -
지난 23일 시작된 동지들의 파업이 어느덧 6일째를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6일 동안 동지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지를 생각하면 한걸음에 달려가지 못함이 참 죄송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당한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지들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며칠 전 동지들을 찾아뵙기 위해 기아자동차 화성 공장에 갔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외딴 섬처럼 존재하고 있는 그 곳에 동지들이 계셨습니다. 공장안에는, 길거리에 세련되게 서 있던 자동차들이 해부되어 여기저기 있더군요. 동지들의 손 하나하나가 닿아야 그 자동차가 온전한 하나의 것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동지들의 힘이, 우리 노동자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일 언론에서는 동지들의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과 자동차 손실 대수만을 기사로 보도하며 동지들의 투쟁을 매도하고 있습니다. 동지들이 어떠한 이유로 파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왜 힘든 점거 농성을 택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무서운 걸까요? 동지들의 파업의 이유가 차별이 아닌 동등한 위치를 부여받기 위한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동지들의 파업의 이유가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임단협을 회피하는 회사의 태도 가 불순한
것임을 알리는 것이어서 그것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더 몰아가고 있는가 봅니다.
날마다 동지들의 파업을 짓밟기 위해 사측의 구사대는 몇 백 명씩 몰려다니고, 고소고발에 단전단수의 협박을 하며 무력으로 동지들의 파업 대오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여성조합원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온갖 욕설을 퍼붓고, 그것에 분노한 정규직 노동자가 분신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며 동지들을 외부의 언론과 차단시키고 꽁꽁 가둬두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추악한 행위가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공장안으로 외부인의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 사측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동지들의 투쟁이 너무나 당연하기에 그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자신들에게 어마어마한 비난이 쏟아질꺼란 걸 말입니다.
모든 이들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합니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은 누구에게나 훼손 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자신들의 가치기준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등급으로 나누어 놓고 있습니다. 조립을 하는 부위이건, 구내식당에서 일을 하는 부위이건, 청소를 하는 부위이건 모두 자신에게 부여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사측은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중요한 것과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자신들만의 판단으로 우리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똑같은 기아자동차 안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비정규직 역시 사측에서 고용한 것임이 명확한데도 자신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윤의 논리에 걸맞게 등급을 나누어 버리고, 직접고용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있지 못하다는 저 사측의 파렴치한 행위들이 얼마나 우스운 모습인가요?
이러한 문제는 기아 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6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규직의 투쟁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 자본과 정권이 휘두르는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는 단두대에 올라서 있습니다. 자본의 입맛에 걸맞게 일회용 건전지처럼 쓰다 버리는 비정규직 노동자 신세. 자본의 편에 서서 그들을 비호하는 정권의 파렴치한 행위들이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리고 길거리로 내버려진 사람들은 생존권을 위해, 그리고 이 땅의 정의를 위해 투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평생 남에게 피해준 적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던 착하기만 한 사람들이 이제는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대오 맨 앞에 서 있습니다.
‘노예가 품은 인간의 꿈’
저들은 우리를 비정규직 노예가 감히 인간으로 대접받는 꿈을 꾼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구사대를 동원해 짓밟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저들의 손가락질과 음모를 우리의 단결과 연대로 꺾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며칠 전 보았던 동지들의 맑은 눈빛과 연대해주어 고맙다고 잡아주신 따뜻한 온기가 바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증거라는 걸요. 동지들은 한 아이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또 이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인입니다. 동지들의 여위고 굳은살 박인 손마디 마디가 이 사회를 일구어 내고 있는 원동력입니다.
동지들, 지지 마십시오. 꼭 승리하십시오.
동지들의 투쟁은 단지 동지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이 땅 비정규직의 싸움,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의 싸움입니다. 외롭고 고립된 공장안에서 시작된 싸움이지만 동지들의 투쟁은 공장을 넘어 업종을 넘어 지역을 넘어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 합니다. 동지들을 사랑합니다.
2007년 8월 29일
다산인권센터 인권재단<사람> 행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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