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오전, ‘이윤보다 인간을(아래부터 “이인”)’ 사무실에서 유기만 동지를 만났다. 인터뷰(?)
경험은 꽤 많지만, 아는 사람 얼굴 맞대니 자꾸 쑥스럽단다. 어색할까봐 던진 가벼운 질문.
올라와서 서울 사람 다 됐다던데 얼마나 되셨나요? “5월 23일 집행주체로 올라왔는데, 지금
거의 두 달이 되어가네요. 홍제동 집에서 사무실 오는 것만 서울 사람이고 그 외에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나 할까요(모두 웃음).”
Q : 서울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 서울은 땅도 넓고 사람도 많네요. 일단,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많이 만나지도 못하고, 얘기도 못 나눠 아쉽고요. “민들레” 회원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가 있다면 참석해서 만나고 싶은데, 제가 연락해서 만나려니 약간 꺼려집니다. “이인”
집행국이 연락한다고 느끼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뜬금없이 만나자는 것도 웃기고.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면서 앞으로 연락하면 자연스레
만나주시면 좋겠어요(밝은 웃음). 그리고 서울살이가 만만치 않네요. 지역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살아남는 게 힘들 정도입니다. 기본적인 생활비도 많이 들고, 나다니는 게 다 돈이네요.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지역에서야 집도 공짜고, 쌀도 자연스레 여기저기서 나눠주니
돈 들 일이 없었지요. 이 사람 저 사람 차 얻어 타서 이동하기도 편했는데. 서울에서는 자기
생활계획 없이 사는 게 어려워요. 이런 데서 사는 동지들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Q : 현재 하고 있는 “이인” 활동은?
A : 지금 우리 “이인”은 “최저임금 토론회와 투쟁”, “하이텍알시디코리아 공대위 결합”,
“평택미군기지 이전반대 활동” 등에 결합하고 있습니다.
Q : 얼마 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집회에서 집단 폭행되고, 강제 연행되었다던데. 지금 상황은 어떠합니까?
A : 지금은 ‘소환장’이 나와 있습니다. 7월 10일 아침에 경찰들이 행사장인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마을까지 진입해 입구를 막아버렸습니다. 마을 방송을 듣고 나가봤더니 이미 밀봉된 상태여서
마을 출입 자체가 막혔더군요. 문정현 신부님과 주민 몇몇이 주저앉아서 경찰들에게 길을 열라고
요청했는데, 경찰은 이를 묵살하고. 그 와중에 신부님과 주민 한 분을 끌려가며 경찰들에게
폭행당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옆 봉고차 위로 올라가서 그 장면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저 새끼 끌어내!” 소리치며, 경찰봉을 휘두르데요. 그 와중에 핸드폰은 경찰봉에 맞아 날아가고,
봉고차에서 끌려 내려온 뒤부턴 정신없이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날 조사를 마치고 저녁 12시
넘어서야 풀려났지요. 내보내 주면서 평택 경찰서에서 하는 말이 조사할 것이 더 있으면 부르겠다고
합디다. 실적 위주로 연행하다보니, 피해자에게까지 무리하게 소환을 하는 셈이죠. 지난 며칠
동안 몸 상태가 안 좋아 입원을 했다가 진단서를 끊어놓고 지금은 약도 먹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다리와 팔에 피멍 든 자국이 선명하다.
앞으로 평택 상황을 묻자, “고립되지 않도록 전국화 시키는 게 중요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연대활동과 결합이 필요합니다.” 화제를 “이인”으로 돌렸다.
Q : 집행국으로서 “이인”의 커다란
활동 방향을 잡고 있다면 무엇입니까?
A : 내부적으로 보자면, 지역별 자치조직이 만들어진지 이제 길게는 5년, 짧게는 2-3년
되어 갑니다. 지금은 이 활동들을 점검할 때라 여깁니다. 어떤 조직이던지 정체성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며 발전하고 때론 해소도 하고 그럽디다. 우리에게도 개인운동 전망과 활동을 평가하고, 각
자치조직이나 전체적인 조직 차원에서 논의할 시기가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주체든 조금 소극적인
주체든 많은 이들이 “뭔가 새롭게 거듭나야지 않느냐”는 요청을 합니다. 외부적으로 보면 운동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이 시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이 시기 이후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하는
판단도 필요하구요. 상황을 판단, 정리하고, 우리 활동을 준비하는 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Q : 노동위원회 활동이 돋보이는데
어떻습니까?
A : 우선 저는 노동위원회와 다른 활동을 구분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노동’은
항상 생존, 생활의 문제 아닐까요? ‘노동’의 범주를 확장하면, 한편으로는 노동운동의 기존
관성을 내부에서 혁신하려는 흐름도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운동으로 불리는 다양한 운동들이
노동운동 외부로부터 혁신을 요구, 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노동운동을 하나의
운동 범주로 규정짓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노동운동 안에서 실업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등 빈곤층 운동과 결합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 안하니까 다른 사회운동
주체들이 답답함도 느끼겠지만, 노동운동을 기존 질서로만 가둬두지 않겠다는 사고방식으로 사회적인
생계, 생존의 문제로 접근하면 다양한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Q : 올해 우리 “이인”의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 노동운동 혁신, 사회운동의 전망을 서로 교류하는 자리가 이번 여름과 하반기에 잡혀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면 어떤 부분이 다르고, 같다면 어떤 부분을 같이 할 수 있을지
분명히 하는 하반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회운동과 관련된 지역별 토론과 논의. 노동운동 혁신과
관련된 지역별 토론과 논의가 각각 진행될 예정입니다. 노동운동과 관련해서는 조직 형식적 차원과
내용적 차원의 문제 모두를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해 갈 예정입니다. 사회운동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정리되어가지 않을까요? 올해 말과 내년 초 쯤에는 구체적인 내용과 활동방향이 나올 수 있어야지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어갈 것입니다.
Q : 앞으로 개인적인 포부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 개인적으로는 사회운동 6년 반을 “노동자의 집”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관료화되고,
안주하려는 모습도 스스로 느껴지고. 아예 탈바꿈해서 좀 더 진지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데요.
근본적으로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죠. 집행국을 결의하기 전에는 다양한 사회운동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보고 배우는 게 개인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집행국을 한다고 해서
그 일을 못하는 게 아니니, 집국을 결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조직의 2%가 뭔지를
찾아내서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운동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