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의 안개가 걷히고 있다. 문제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열광의 안개가 사라지자 냉정한 이성이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3월 20일 오후 5시부터 열린 탄핵무효와 부패정치청산을 위한 전북도민대회와 촛불시위에서 민주노총전북본부등 민중단체의 목소리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듣기 어려웠던 “노무현정권 책임론”도 제기되었다. 바로 이전에 같은 장소인 코아백화점 앞에서 개최된 이라크파병반대집회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객사앞 촛불시위에 나선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나 전북여성단체연합의 발언자들도 ‘탄핵무효’의 본질이 ‘친노’나 ‘열린우리당지지’에 있지 않으며 오직 ‘민주주의’와 관련되어있다는 점을 명확히 발언하기 시작하였다.
노무현 탄핵 반대 촛불 집회의 성격에 대하여 : 민주주의의 내전
탄핵정국이라 불리는 현정세는 신자유주의 부르조아들간에 벌어진 권력투쟁에서 드러난 대의제의 위기국면이고, 민주제란 무엇인가라는 이데올로기적 내전(內戰)이다. 우리사회에 일상화된 민주제는 세 가지 함의가 있다. 하나는 절차적 민주주의이다. 이것은 보수 우파와 수구 우파가 받아들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원하던 1인의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결합한 것으로 정당 선호 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실제 민중의 요구와 대의제의 결과가 일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이다. 마지막 하나는 “자기 자신은 오직 자기자신만이 대표할 수 있다”는 ‘자기대표사상’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논리에 의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은 당연한 것이 된다. 내용상의 일치를 주장하는 민주주의 입장은 절차상의 민주주의보다는 훨씬 진전된 것이지만 대의제라는 한계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자기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은 자기자신뿐이라는 ‘자기대표사상’은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뿌리이다. 이는 사람들 사이에 식견(지식, 과학, 상식, 식견 등)에서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엘리트와 대중 사이의 지적 차이를 거부하는 논리이다.
현재의 정세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수용하는 보수 우파와 수구 우파가 싸우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균열을 일으키면서 대의제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특별한 정세이다. 현 정세는 일반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해 적대적인 수구 우파(친미파로 이어진 철면피 친일파+부패 불감증의 친재벌파+엘리트 의식 중독증 환자인 학벌파)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여기에 대해서 얼치기 개혁파인 보수우파(반친일파이지만 여전한 친미파+1/10의 차악의 부패집단+대항 엘리트 의식 환자인 학벌파)가 “1/10의 차악의 논리”로 맞서고 있는 시기이다.
우리는 이 시기가 부르주아지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시기임을 알아 차려야 한다. 우리는 현재가 민중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인 민주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탄핵 반대의 세 세력 : 열린 우리당 지지, 민주노동당 지지, 진정한 민주주의 지지
현 정세의 쟁점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진정한 민주주의지지 세력이 누구이냐의 문제이다. 현재 정세는 진정한 민주주의 지지자, 민주노동당 지지자, 그리고 열린 우리당 지지자가 민주주의 사수를 내걸고 소위 수구 반동파의 ‘절차적 민주주의’ 사수를 내거는 세력과 싸우는 양상이다.
1) 수구반동집단인 한민자 연합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근거해서 탄핵 절차가 합헌이고 합법적임을 강조하려고 한다. 수구 반동집단이 주장하는 탄핵이 절차적 민주주의에 근거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수구반동집단의 감정적 분노를 잠재우는 방법이다.
2) 열린 우리당 지지자는 초기에는 “의회 쿠테타”라고 규정하면서 “탄핵 반대”만을 내걸고 “16대 국회를 다음 4.15. 총선에서 심판하자”고 주장한다. 이들은 민주주의 옹호 시기를 못박아서 열린 우리당 지지자로 결집하려고 한다. 이들은 점차 “의회쿠테타의 논리”를 철회하려고 하고 있다. “의회쿠테타의 논리”는 민주주의의 핵심이 의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근본적 민주주의에 입각해야만 성립하는 논리이기 부담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표면상 열린 우리당 지지를 거부하고 냉정을 위장하지만 근본적으로 열린 우리당 지지자이다. 열린 우리당이 의회 쿠테타의 논리를 전개할 때에 오지 그 때만에는 국민의 힘이라는 논리로 수용해야 한다.
3)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지지자는 탄핵 반대를 외치기는 하지만 현정세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는 절차적 민주주의자들의 논쟁이 친노 대 반노의 대립구도로 결집되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는 탄핵 반대 촛불집회가 반노에 대항하는 친노 세력의 성과로 귀결되는 현상에 대해 불편하게 여긴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탄핵반대 촛불 집회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설자리가 마땅하지 않다고 여긴다. 이들은 민주제에서 왜 1인 2가지 쟁점 투표제가 도입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과거의 선거 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시켜야 한다. 이것은 투표참가율 자체를 떨어뜨려서 민주제 자체를 위협하는 복병으로 작용했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지지자들은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기존의 지역 구도의 1인1투표제로는 아무도 당선되기 어렵고 그 결과로 투표 자체를 거부하게 된다. 우리는 1인2투표가 도입된 이유가 저 헌재의 선심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을 부르주아지 의회제도로 견인하기 위한 남한 부르주아지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도 의회의 소위 절차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국민의 힘을 지지해야 1인 2가지 쟁점 투표제도의 장점을 홍보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은 정당 비례대표제 국회의원수가 적다는 점을 이런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이 지지하는 선거제도는 직업, 직능대표제도인데,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모두 노동자, 농민 후보라는 점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것은 한민자와 열우당이 모두 정상배와 법 모리배들을 정당 후보로 공천했다는 사실로도 드러난다. 한민자와 열우당은 모두 정상배와 특히 법 모리배의 야합의 정당이다.
4) 민주주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의 근본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 민주주의 지지자는 한민자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합법성을 인정하면서 집회를 시작해야 한다. 민주주의 지지자들은 한민자가 주장하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합법성을 인정하면서 시작해야 기존 민주주의의 딜레마가 부각되는 것이다. 한민자가 주장하듯이 이번 탄핵은 합법적인 탄핵이다. 이번 탄핵은 열린우리당의 주장처럼 절차적 민주주의에만 근거할 때에 “의회쿠테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는 “의회쿠테타의 논리”로 선동해서는 안되고 논리적으로 비판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핵심이 국민의 힘에서 유래한다는 것이고, 국민의 힘의 핵심은 알든 모르든 누구나 1인 1투표제이고, 1인 1투표제의 핵심근거는 바로 인권 사상의 ‘자기대표성’이다. ‘자기대표’의 사상은 나를 대변할 자는 타자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자기대표’의 사상이 핵심중의 핵심이다. 소위 부르주아지 민주주의의 특징은 표면상 인권 사상을 인정하는 듯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인권 사상에 대해 각종 족쇄를 씌워서 결국 개인들의 역능을 인정하지 않고 소위 전문가의 대리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잘난 전문가의 대리보다 못한 내가 나를 더 잘 대변하다는 ‘자기대표’의 사상, ‘자기대변’의 사상, ‘자기변론’의 사상을 주장해야 한다.
‘자기대표’의 사상에 근거하면 국회의원에 대한 소위 국민발의권이나 국회의원소환권 등의 주장보다 휠씬 근본적이고 본질적이며 핵심적인 부분을 부각시키게 되는 것이다. ‘자기대표’의 사상에 입각하면 바로 민주주의 현장은 바로 대중 집회의 현장 자체라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탄핵 반대 촛불 집회의 내용이 아니라 바로 집회 자체의 형식에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집회의 주도측이 마이크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5분 발언대를 통해서 중구난방의 다양한 대중의 견해를 듣는 것에 치중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집회에서 노래가 아니라 선동이 아니라 발언을 조직하고 선전을 조직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대표 직접 민주주의 학교를 조직할 수 있다면 대중들의 정서적인 온갖가지 통념들과 정념들, 그리고 대중이데올로기에 영합할 수 있다. 우리의 집회 목표는 바로 자기대표 직접 민주주의 학교의 조직 자체이다. 우리가 평화적인 대중 집회의 공간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바로 자기대표의 직접 민주주의 학교에서의 자기대표 사상의 대중교양이다.
민주주의의 학교 촛불 집회에서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적 내전(內戰)’으로!
민주주의 학교인 촛불 집회에서 내전을 일으켜야 한다. 민주주의 학교인 촛불 집회가 차악의 선택 논리가 되게 해서는 안된다. 촛불 집회에서 단순한 탄핵반대가 아니라 민주주의 옹호를 노래하라. 문제는 탄핵반대가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가 문제이다. 탄핵반대를 선동하지 말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주장하라.
광화문 집회에서 소위 주체측의 마이크 독점과 황당한 대중 노래 축제 분위기를 비판하라. 중요한 것은 노무현 탄핵반대도 아니고, 노래의 축제도 아니고,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수호가 문제이다. 우리는 한민자가 주장하는 탄핵이 민주주의적 헌정 질서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을 주저없이 인정하고 나서 그런 논리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라. 이번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헌정질서에 다른 탄핵이라는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것은 우리 근본적 민주주의자로서 ‘자기대표’ 사상을 지지하는 입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동이 아니라 선전이 필요하다 : 본질적인 선전의 필요성
우리는 집회에서 민주제적으로 민주제의 본질을 선전해야 한다. 집회에서는 선동이 아니라 진정한 민주제의 본질에 대한 선전이 있어야 한다. 민주제의 핵심은 자기대표사상에 있다. 민주제의 정당화는 1인1표제와 객관적인 진리 사이에 관계를 해명해야 한다. 소위 진리의 장소에는 민주제의 원리가 아니라 객관적인 진리가 민주제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집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
집회를 조직하는 목적은 변혁의 본질로서 바로 민주제를 교육하는 것이다. 집회에서는 한편에서는 정세 속에서 진리를 발언해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발언된 진리들이 정도차에 불과할 뿐이고 본질적으로 동급이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집회에는 대중의 열정이 분출된다. 대중은 열정을 가지고 집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대중의 열정은 항상적으로 선동식으로 표현되기 쉽다. 집회는 본질적으로 진리를 발언하다는 점에서 선전이어야 하고, 발언된 진리이나 진리의 발언자들이 바로 인민 대중들보다 지적으로 우월한 자들이 아니라 동질적인 집단이라는 것을 교육한다는 점에서 선전이어야 한다. 집회는 이론적인 선전인데, 1) 선전의 내용상에서 현정세에서 발생한 쟁점의 본질을 폭로한다는 점에서 선전이고, 2) 선전의 내용상에서 엘리트와 대중 사이의 차이가 허구적이라는 점을 폭로한다는 점에서 선전이다. 모든 진리는 선전될 뿐이지 선동되지 않는다.
우리는 노무현 탄핵 반대 집회에서 민주주의의 원칙만 주장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대원칙은 인권 사상이고, 자기-대표 사상이고, 소위 부르주아지적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른다고 양보해도 민주주의란 1인1표주의이다. 자기-대표의 사상은 모든 위임된 대리 대표의 대표권을 일반적으로 축소시키는 논리이다. 우리는 자기-대표의 사상에 근거해서 국회가 국민들에게 위임받은 대표권을 자의적이고 사의적인 방식으로 행사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노무현에 대한 국회의 탄핵은 원천 무효인데, 그것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전국민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자기-대표권을 가진 국민들이 여러 ‘탄핵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거치고 난 후에도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국민을 대리한다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민의에 반해서 탄핵 가결을 한 것은 “의회 쿠테타”이다. 여기서 “의회 쿠테타”는 비유이지 소위 부르주아지적인 의회 민주주의적 입장에서 나온 평가는 아니다. 일단 국회에 통과한 대통령 탄핵은 법적 절차를 거친 것이다. 그 법적 절차에서 약간의 문제점은 있을지 모르지만 절차 자체는 그런 대로 합법적이다.
우리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에서 특별히 선거법에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 것에 대비해서 국회에게도 특별히 엄격한 절차적 기준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국회의원 중의 일부는 비밀 투표의 규정을 어기고 공개투표를 했으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쟁점은 일단 사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에 목숨을 거는 이상한 ‘절차적 민주주의자’에게는 이런 수법을 동원할 수도 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재의 헌법 해석이 궁극적으로 인권을 가진 자기-대표들의 자기-대표 사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설령 부르주아지적인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른다고 해도 최소한 1인1표주의에 입각해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우리는 헌법 재판소의 9인의 재판관이 소위 사법정신이라는 제멋대로의 기분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정신에 따라 헌법이든 법이든 궁극적인 정당화의 근거는 재판관이 아니라 인권을 가진 자기-대표들의 입장이라는 것을 교양해야 한다. 우리는 인권를 가진 자기-대표들의 대중적인 입장, 다시 말해서 전체 국민들의 다수의 민의에 어긋나는 모든 것은 잡소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헌재의 재판도, 헌법학자들 다수의 의견도 아니고 인민 대중의 자기-대표 사상에 입각한 인권의 민주주의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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