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이해찬 구명에 나선 정치권을 비판한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청와대가 성범죄자 최연희 국회의원과 골프중독 이해찬 총리의 구명에 나섰다. 이대로라면 최연희의 국회의원 사퇴와 이해찬의 총리직 사임을 놓고 서로 할퀴던 두 당이 지금까지 한국 정치의 폐단이었던 서로 봐주기 대 타협을 재현할지도 모르겠다.
최연희 국회의원의 성범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동해 시민을 사칭한 한나라당 당원들과 5 31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는 사람들이다. 지역에서 유력한 정치인인 최연희에게 줄을 선 이들은 사욕에 눈이 멀어 여론을 한참 호도하고 있다. “여야가 최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정치적 타협을 하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는, 제1야당 핵심정치인이 행한 성범죄에 분노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동해시의회 남 우 의장은 “지역구에서 3선을 한 신망 있는 지역인재이자 우리를 열심히 대변한 분이 성추행을 할 수 없지 않겠냐”며 가해자가 스스로 시인한 범죄 사실마저 부인했다. “좀 실수했다고 마녀사냥 식으로 막 몰아치는 (여당의) 인기몰이도 지양해야 한다"는 말에는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다.
동해시 여성단체협의회까지 ‘성추행이 사실일 리 없고,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의원직 사퇴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서 국민의 황당함을 더하고 있다.
동료 의원들의 동정 발언에 이어 최연희 의원의 출신 지역구인 동해시의 보수적 여론까지 최연희 구명운동에 나섰는데, 박근혜 대표는 최연희 의원의 의원직 사퇴문제는 국회윤리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사태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시간을 끄는 게 결국 유야무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실상 최연희에게 조금씩 숨통의 틔워주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최연희의 기자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진정으로 국민에게 사과를 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려 한다면, 국회윤리위원회까지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당의 사무총장까지 했던 최연희의 의원직 사퇴를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최연희의 구명에 나서 피해자에게 2차, 3차의 가해를 저지르고 있는 인사들의 5 31 지방선거 공천을 봉쇄하고, 당원들의 설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취하는 태도는 정반대다. 지금의 수수방관은 사실상 한나라당의 시간끌기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과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행보로 골프중독 이해찬 총리의 구명에 나서고 있다.
철도 파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뒷전으로 하고 기업인들과 골프를 친 이해찬 총리에 대해 문재인,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총리가 사퇴할 경우 정책에 관한 국가틀이 흔들리게 된다”는 신종 국가위기론까지 들먹이며 옹호하고 나섰다.
중요한 시기에 돈 많은 사람들과 골프나 치고 있는 사람이 총리 자리에 앉아있는 게 더 위기라는 국민의 우려을 제 멋대로 뒤집고 있는 것이다.
총리가 골프를 치고 있었을 그 시간에 철도 노동자 2천5백여 명에 대한 대량 해고와 징계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돌이켜 볼 때, 총리의 골프장 행은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다.
이해찬 총리는 한국 사회의 차별을 줄이겠다고 공언하는 정부의 살림꾼이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삶의 비전을 잃고 비통해하고 있을 때, 부유층의 스포츠인 골프를 즐기는 극단적인 차별 행각을 벌인 것이다.
최연희 의원과 이해찬 총리는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된 국민의 심판을 다 받지 못했다. 최연희는 여전히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지역에서 유지로 행세하고 있고, 이해찬 총리도 패거리 정치인들의 비호를 받으며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의 공분을 무시하고 똘똘 뭉쳐 동료 구하기에 나선 정치인들은 시간이 더 흘러 국민이 최연희 의원과 이해찬 총리를 이해하고 잊어주기를 내심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동료의 행동을 감싸고 나선 정치인들의 패거리의식까지도 유권자들이 간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06년 3월 8일(수)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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