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주민들, 강제 수용일에 맞춰 정부 규탄하는 기자회견 갖다.
- 내년에도 농사짓자! 평화와 생명을 일구는 삶으로 국가폭력에 저항하자! -
협의매수가 되지 않은 평택지역에 오는 22일부터 강제토지수용이 개시된다. 이젠 국방부가 언제라도 용역깡패나 전경들을 동원해 주민들의 집과 논밭을 짓밟아도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게 된다. 미군기지확장이라는 허울아래 평택지역 대추리, 도두리, 송하리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소중한 삶의 터전을 미군에게 고스란히 내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일방적인 평택미군기지확장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 있는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갖기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버스를 겹겹이 에워쌌다. 결국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불허한다는 경찰 측과 주민들 간에 실랑이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청와대를 들어 갈 수 있는 모든 거리와 골목은 전경들이 통제하는 듯 보였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그 잘난 높은 분들하고 이야기도 한 번 못한 채 번번이 전경들에 가로 막히니 이 얼마나 분통터지는 일이겠는가?
결국 기자회견은 길 건너 맞은편에서 진행해야만 했다. 이날 자리에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평택 주민대책위 및 범대위, 전국연합 오종렬의장,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 청년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김지태 팽성대책위원장은 “정부는 법대로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자연의 섭리를 따라 생명을 일궈내며 이 땅을 지켜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은 “날씨도 미쳤고 노무현 대통령도 미쳤다.”면서 “정부의 토지수용정책에 아랑곳하지 말고 끝까지 투쟁해서 내년에도 꼭 농사짓자.”고 외쳤다.
오늘 참가자들은 “강제철거개시일인 오늘 정부의 이런 일방적인 방침을 결단코 반대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기필코 이를 막아내겠다.”며 황새울 들판 상징물에 모를 심는 퍼포먼스를 벌여 내년에도 농사를 짓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참가자들은 “주민생존권을 유린하고 국민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과 전쟁의 위협을 안겨 줄 미군기지확장사업을 반대한다.”는 뜻을 담은 항의서한을 김지태위원장, 도두리 이상렬 이장, 송하리 이순규 이장이 받아 청와대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접수시켰다.
또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이하 중토위)가 보낸 수용재결통지서를 불태우며 국가사업에 도장만 찍어줘 국가폭력을 합법화하는 중토위의 결정은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하였다.
“국민들이 대통령입니다.”라던 노무현 참여정부는 농민을 때려죽인 것도 모자라 이제 평택주민들까지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내치려 하고 있다.
평택주민의 일상적인 삶이 투쟁이 된 지 500일이 다 되어간다. 오늘도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소박한 바람과 농사를 짓고자 하는 의지는 손에 든 촛불을 타고서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전해지고 있다. 평택을 지키고자 하는 모두의 진심어린 마음이 거대한 국가공권력을 태울 촛불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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