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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지역사회운동과 대안세계화운동으로 돌파하자(5)
: 신자유주의 지역파괴 전략의 핵심3-경제자유구역-
조대환(이윤보다 인간을/red.jinbo.net)
1.또 하나의 섬
2005년부터 논란이 되어오던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자치도 및 자치도법)이 2006년 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제주는 지리적 섬이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또 하나의 정치, 경제적 섬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주 특별자치도와 유사한 행정 체계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형태로 일찌감치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송도, 부산-진해, 광양 등 전국 3개 권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조성 중이다.
특별자치도나 경제자유구역은 하나의 행정권한을 가지며 기존 지역에 적용되던 각종 규제가 완화 내지는 철폐된다. 이 철폐되는 규제들의 대부분은 자본과 기업이 진출하고 생산활동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자본에 대한 많은 규제는 지금껏 자본주의 체제를 이어오면서 인류가 겪어왔던 여러 병폐들 즉 생산 중심의 환경파괴, 노동기본권 침해, 인간성 말살, 빈곤과 사회 양극화 문제 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지점들이다. 최소한의 합의가 무너지는 자본만의 절대적 자유를 위한 국가 안의 또 다른 자유공간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2.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
그렇다면 경제자유구역, 혹은 특별 자치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제자유구역이나 특별 자치도는 자본의 지역화 전략 유형 중 정책 목적별로 본다면 "글로벌 특구 조성" 사업에 들어간다.(삼성경제 연구소 2005.4.1) 또한 개발 주체가 민간자본이다. 궁극적인 목표 자체가 국내외 자본유치이며 더 본질적으로 외국의 초국적 투기자본의 유치를 목적으로 한다. 이후 소개할 기업도시가 민간자본 주도라는 점에서는 이와 유사하고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공공)혁신도시와는 공공기관 주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목적 자체가 초국적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니 만큼,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정치, 행정, 자본 행위는 이들의 이해에 맞게 재 조정된다. 기존 한국사회와는 별도의 체제가 구성되는 것이다.
국제 금융기구들과 초국적 자본들이 한국에 끊임없이 요구해온 점은 투자조건을 세계적 기준에 맞게 조정하라는 것이다. 이 요구 사항들에는 "강성노조가 많고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어 투자를 할 수 없다" "투자(금융)에 대한 규제가 많아서 자본이 들어가기 힘들다" "학교, 병원 등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병원이 필요하다" 등이었다.
이런 요구안을 일시에 전사회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국자본은 우선 특별한 지역을 선택해서 초국적 자본의 요구에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 자본 스스로도 신자유주의 질서에 맞춰가기 위한 효과까지 내재한 정책으로 경제자유국역 안에서 통용되는 제도와 질서는 국가 전체로 파생될 것이기에 결코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안은 사실 합리적인 투자조건에 대한 요구가 아니기에 투기자본의 횡포라고 할 수 있다. 금융규제를 탓하는 목소리는 즉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투자가 아닌 적대적 M&A방식의 투자 그리고 더 정확하게는 단기투기자본까지도 투자로 인정하고 금융규제를 철폐하라는 것이다. 최근 외환은행 매각사태에서 론스타 4조 5천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고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한국의 금융규제 상황이 신자유주의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경제자유구역자체가 특별지역임을 생각하고 한미FTA 가 타결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투기자본의 횡포가 더 극심해지고 합법화되는 사태는 먼 미래가 아니다. 결국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는데 들어가는 정부의 공적자본 18812억원(05년 기준, 경제자유구역추진현황, 2005.5.1 재정경제부)은 민중의 실익과는 관련이 없는 낭비일 뿐이다.
또한 노동시장 경직과 강성노조에 대한 끊임없는 억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노동기본권의 무력화를 의도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는 고용 및 노사관계가 기존 법령의 조건을 벗어난 수준이다. 파업권의 사실상 제한, 월차 유급휴가를 배제하고 기업이 무급 생리휴가를 시행하도록 하는 등 가장 기본적 노동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서는 파견업종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는 외국인병원과 외국인 학교 설립이 자유로워진다. 병원과 학교의 설립은 표면적인 이유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을 위한 생활 기반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현재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세력이 이윤추구를 위해 침을 흘리고 있는 영역은 공공부문이다. 아직 상품화 시장화가 되어 있지 않고 누구나 이용해야 만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시장에 진출해서 공공부문의 시장화와 상품화를 촉진하려는 의도일 뿐이며 이런 병원과 학교는 당연하게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3. 초국적 자본은 경제자유구역 안에만 있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제자유구역의 몇 가지 문제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더 무서운 재앙은 경제자유구역 안의 괴물이 경제자유구역 밖으로 나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조건을 만드는 것 외부의 압력만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한국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로 가기 위한 자기 과제이기도 하다. 일종의 파생효과를 노린다고 볼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벌어지는 노동권의 후퇴는 자연스럽게 경제자유구역 밖의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어 갈 것이다.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병원과 학교는 당연하게 내국인을 유치하게 될텐데 이로 인해서 발생되는 결과는 의료와 교육의 양극화 현상이다. 외국인 학교의 한해 등록금이 한해 2000여만원 혹은 그 이상이 들어간다. 병원도 외국병원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한국 병원들도 진료비와 진료 시스템을 바꿀 것이기에 생활 수준에 따라서 갈 수 있는 병원과 학교가 달라지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법이 통과되고 조례제정 과정에서 복지에 관한 조례는 찾아볼 수 없고 경제개발에 주력하는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다. 비록 삭제되긴 했으나 아동복지 및 입양촉진 등에 관한 조례안에는 제주 입양시설의 영·유아를 해외로 입양시킬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다.(제민일보 2006. 2. 황석규) 아주 단편적이고 일부문제라고 회피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행태 하나 하나가 쉽게 볼 문제가 아니며 경제자유구역(및 유사지역)에서 통용되는 가치관이다. 지역경제발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비젼으로 제시된 특별자치도의 허상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흐름은 노동의 유연화, 금융의 자유화, 공공부문의 상품화와 민영화를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흐름과 연결된다. 그래서 경제자유구역은 1차적으로 지역사회의 기본권 붕괴로 이어지고, 2차적으로 신자유주의 전략의 전반적인 확대로 이어진다. 경제자유구역과 특별자치도에서 실험적으로 해체한 각종 자본 규제(노동관계 및 금융관계 사항을 넘나드는)는 외부로 확대하기 위한 잣대가 된다. 왜냐 하면 표면적(수치적)으로는 투기자본이 해당 지역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나 지역 민중에게 실익이 돌아갔는지 한국경제가 더 나아졌는지와는 무관하게 성공적으로 평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전략의 전반적인 확대는 여러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WTO 및 FTA)를 위한 물리적 기반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각각의 개별 국제조약(협정)이나 한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지역균형개발 전략이 다른 지점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구체적 정세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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